서울행정법원은 고가 미술품을 통해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수입을 창출한 개인을 사업소득 과세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의 피고인 A씨는 일본의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을 2018년 1월에 매입한 후 4년이 지난 2022년 1월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 판매해 45억21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A씨는 과세 당국이 이를 사업소득으로 본 것에 반발하며, 개인 소장가 입장에서의 거래이므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고, 설령 과세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기타소득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쿠사마 작가의 작품을 총 14회에 걸쳐 3개월에서 2년 이내의 비교적 단기간에 판매한 점을 특히 주목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한 기간, 수익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영리 목적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판매한 미술품이 상당히 고가로서 단기간 내 쉽게 거래되기 어려운 특성 등을 고려하면 미술품 거래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반복성을 갖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A씨가 경매업체위탁판매했으므로 사업소득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 법원은 "사업소득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 판매 행위는 필수적 요건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또한 "위탁판매 방식을 택한 것은 거래의 편의성·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고, 최종적 이익이 귀속되는 이상 위탁판매 역시 실질적으로 원고의 계산과 책임하에 이뤄지는 판매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개인이 미술품을 계속 거래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가 비즈니스 형태와 관계없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