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이 안전자산으로 재평가되면서 귀금속 거리에 투자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시계·귀금속 사업체 수는 8,706개로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2024년부터 올 3월까지 2년여간 176곳이 새로 문을 열었으며, 이는 5일에 한 곳씩 개업한 셈이다. 서울 종로 귀금속 거리를 중심으로 새 사업체가 집중되고 있다.
금을 사려는 수요는 결혼 예물이나 돌잔치용보다는 투자 및 증여용으로 구분된다. 자녀를 둔 38세 고객은 "아이가 성인이 될 때쯤 화폐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다"며 "주식은 증여 한도가 있어 가치가 안정적인 금을 소량씩 아이 앞으로 모아뒀다"고 했다. 금값이 치솟자 가격 부담이 덜한 은이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은 가격의 50~60배 수준으로, 금 한 덩이를 살 돈으로 은 60덩이까지 구입할 수 있다.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귀금속 가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원재료를 수입해도 국내 정제·가공 라인이 지난해 10월 폭증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최근에 국내 귀금속 생산 라인이 늘어나 이전에 비해 가공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재고 부족으로 실버바 판매를 중단했던 은행들도 지난달부터 판매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