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술병 전면에 음주운전 경고 표기를 의무화하면서 전통주·위스키·와인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음주운전 예방이라는 목적에는 이견이 없지만, 병 디자인과 라벨 스토리가 구매 결정을 좌우하는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상품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정식 유통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반면 해외 직구 수요만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같은 제품인데도 국내에서만 경고그림이 노출되면 소비자가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면세 채널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명절 선물 시장 위축도 예상되고 있는데, 전통주와 위스키는 기업 선물 비중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방 양조장들은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안동소주, 문배주 같은 전통주는 지역성과 역사성을 병 디자인에 담아 차별화하는데, 전면에 경고그림이 붙으면 제품의 첫인상과 선물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라벨 교체 비용도 부담이다. 영세 양조장은 대표가 생산과 판매를 함께 맡는 경우가 많아 법무·품질관리 조직을 갖춘 대기업처럼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