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한국전력 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 세계 57개국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소매가격 상한제, 연료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시행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사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국가는 일본, 헝가리, 체코, 태국, 폴란드 등 16개국에 달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전 세계 일일 해상 석유 교역량의 25% 차단이라는 극심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각국 정부들이 시장 자율보다는 직접적 시장 개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별 대응 방식은 다양하다. 일본은 정유사에 보조금을 지급해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70엔(약 1,600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태국은 리터당 30바트(약 1,377원)를 초과하지 않도록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류세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총 40개국은 유류세 인하를 통해 시장에 개입했다. 스페인은 유류세를 EU 허용 최저 수준까지 낮추고 부가가치세도 21%에서 10%로 인하했으며, 영국은 유류세 인상 계획을 연기했다.

에너지 절약 정책도 병행되고 있다. 4월 말까지 전 세계 40개국이 에너지 절약 정책을 시행 중인데, 절약 캠페인(30건)과 수송부문 운행 제한(25건)이 가장 많이 도입됐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재택근무 장려, 냉방 온도 제한, 학교 운영시간 조정 등 가용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료 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전력난 속에 국가 차원의 에너지 비상 체제에 돌입한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