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를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제품은 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과 4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을 결합한 것으로, 메모리 반도체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나타낸다. HBM4E의 핵심 특징은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을 베이스 다이 설계에 직접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핀당 16기가비트의 속도와 초당 4.0테라바이트의 압도적 대역폭을 구현했다.

삼성은 또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코퍼 본딩(HCB)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칩과 칩을 범프(돌기) 없이 직접 접합하는 방식으로, 칩 두께를 얇게 하고 칩 간 거리를 줄여 데이터 교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전력 효율성을 개선하며 기존 방식보다 열 저항을 20% 이상 개선해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열 관리 기준을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삼성과 엔비디아 사이의 25년에 걸친 신뢰 관계가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996년 지포스 GPU 출시 시 삼성의 GDDR을 사용했으며, 지난해 10월 한국 방문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과 맥주(치맥) 회동을 나누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은 차세대 AI 슈퍼칩인 베라 루빈 플랫폼에 필요한 모든 메모리 솔루션을 단독 공급하는 유일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임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