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단이 아시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란과의 협상 소식에 따라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달러지수는 지난달 27일 97.61에서 지난 23일 100.15를 돌파했다. 이는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이 에너지 쇼크로부터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아시아 국가의 통화들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말레이시아 링깃의 절하율은 불과 1.25%에 그친 반면, 한국 원화와 태국 바트화는 각각 5~6%대의 급락을 겪었다. 인도 루피는 1달러당 94.19까지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차이는 국가별 '에너지 주권' 확보 여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가 변동성을 견뎌낼 수 있던 이유는 하루 약 200만 배럴을 생산하는 순에너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이 통화 약세 요인이 아니라 수익 증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추가로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총 902억 링깃)도 링깃의 방어력을 높였다. 반면 원유 수입의 95%를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은 엔화가 급락했으며,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가 7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