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재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GCC 국가들의 은행에서 최대 3,070억 달러에 이르는 국내 예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형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중동 산유국들은 '오일머니'로 경제 호황을 누린다. 하지만 이번 중동 고유가는 미사일과 무인 드론이 핵심 에너지 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전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존이 위협받는 공포 속에서 부유층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동 은행에서 자산을 빼내 스위스, 뉴욕 등 안전한 해외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동 금융 시장 불안이 심해지자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CBUAE)은 약 2,700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산을 백스톱으로 삼은 '금융기관 복원력 패키지'를 가동했다. 이 패키지는 유동성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들의 자본 규제도 일시적으로 낮췄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과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기준을 낮춰 은행들이 보유 자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출 여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자본보전완충자본도 일부 활용 가능하게 했으며,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조치가 은행들의 가용 자본 완충 여력을 최대 3% 포인트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