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여파로 중동을 경유하는 유럽행 항공편이 대거 운항 중단되면서 여행업계가 비상 상황에 처했다. 한 중견 여행사는 3월 출발 예정이던 중동 경유 유럽행 상품 2천300명 분의 계약을 모두 취소 처리했다. 이들을 대체 항공편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직항 노선이 경유 노선보다 50만원 이상 비싸 전환 비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

유류할증료의 급등도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항공사가 4월 발권 항공권에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했으며, 대한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왕복 기준 유류할증료가 39만3천원 올랐다. 유럽행 여행상품은 중저가 기준 200만원대부터 600만원대까지 형성되는데, 40만원 수준의 추가 요금 인상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여행사들은 3월 중에 항공권을 먼저 발권하는 '선발권' 전략으로 4월 이후 인상분을 피하도록 고객을 유도하고 있다. 발권일 기준으로 할증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4·5월 출발 상품이라도 3월에 항공권을 발권하면 인상 전 요금이 적용된다. 다만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감수해야 하므로 소비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경유 노선 차질과 유류할증료 상승이 겹치면서 향후 유럽·미주 등 장거리 여행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지적했다.